예, 안녕하십니까. 스물다섯 살 된 청년이구요. 만나뵈서 너무 영광입니다.
네네.
(박수)
저는 고민이, 아무래도 나이가 젊고 군대를 갔다온 지 2년 정도 됐습니다. 대한민국 남자들 다 그렇지만 군대 나오면 정신 차리고 살려고 많이 노력하지 않습니까. 저도 마찬가지로 나름대로 포부를 갖고 이런저런 하고 싶은 걸 이루려고 노력한 지 2년 정도 돼 가는 건데 하다 보니까 요즘 들어 조금 지치기도 하면서.
가장 큰 문제가 제가 제 자신이 썩 마음에 들지 않는 건데요. 나는 이렇게 이렇게 하겠다고 확실히 마음을 먹고 실천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그게 잘 되지 않는 겁니다. 예를 들면 마음 같아서는 조금 더 일찍 일어나서 부지런히 하고 싶고 조금 더 연습도 하고 뭐 담배 같은 것도 확실히 끊고 싶고.
요런 것들이 되게 남들보다는 살짝. 대학교 입시를 준비하고 있어서 그런지 조금 더 남들보다 훨씬 더 열심히 하겠다는 마음은 엄청 굴뚝 같은데 생각과 행동이 일치가 안 되는 데서 오는 그런 어떤, 자기 자신에 대한 만족하지 못 하는?
그래서 지금은 솔직히 말하면 너무 인제 나 자신을 조르기만 한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되게 많이 지쳐 있는 상태에서 마침 또 이렇게 평소에 되게 영상도 많이 찾아 봤습니다. 힘들 때도 막. 제가 힘들어 하는 걸 이렇게 비슷하게 검색해서 유튜브 같은 데 검색해서 법륜 스님 같이 이름 검색해서 영상 많이 찾아 보고 했었는데
이렇게 또 도봉구 직접 오셔서 가까운 데 사니까 찾아 뵈서 좋은 기회 맞게 됐는데 따끔하게 한 번 혼내 주시면, 정신 차리게 한 번 혼내 주십쇼.
내가 뭐 땜에 잘 생긴 젊은 총각을 혼 내. 어떻게 지금 대학 다녀요?
다녔다가 일 년 다녔다가 군대 갔다 와서 새로 하자 하고 자퇴를 하고 다시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처음부터 입학 시험을 새로 치겠다고?
예, 그렇습니다.
안 그러면 복학을 하겠다고?
처음부터 입학 시험을.
다시 칠라고?
네.
무슨 그런 좋은 꼴을 보겠다고 그래.
원래는 신문방송학 쪽으로 꿈이 있었는데 옛날부터 음악을 되게 좋아해서 예술, 음악 대학을 가고 싶어서 아예 다시 하게 됐습니다.
그러면 현재 다니는, 등록한 과는 어디라고?
거기는...
신문방송학과?
예. 거기는 자퇴를 해버렸습니다.
자퇴를 하고 음악 쪽으로 갈라고?
예. 그래서 지금 음대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올해 1년만 준비하면 합격하는 건 문제 없나. 떨어질 가능성도 있나?
그거는 제가 잘...
아니 자기 수준에서. 자기 지금 상태가 계획을 세워놓고 그걸 잘 못 하는 성질이랬잖아.
예 맞습니다.
담배를 끊는다고 해놓고 못 끊고. 일찍 일어난다 해놓고 못 일어나고. 그러면 담배를 피우는 게 현실이에요 끊는 게 현실이에요?
지금은 이제 또 다시 피우고 있습니다.
음. 그러니까 그러면 아침에 자기 목표대로 일어나는 게 자기 현 조건이에요, 못 일어나는 게 현 조건이에요?
지금은 잘하지 못 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자기는, 목표를 대학으로 정해도 그건 지금 생각이지. 담배를 끊는다. 네 시에 일어난다. 이건 지금 생각이지. 그렇게 1년 간 공부 못 할 거에요.
근데 이제 제가 항상 생각하는 게, 너무 무식하게 긍정적인지도 모르겠는데. 그러니까 저 나름대로 저보다, 제가 여기서 한참 어린 축에 속할 것 같지만 나름 이제 가치관이 좀 사람은 항상 되게 얼토당토 않은 거라도 항상 희망을 가지고 살아야 그래도 산다. 좀 이런 마인드가 있어서요. 그래서.
그러니까 희망을 갖는 건 좋은데. 자기가, 1년 후에, 지금 자기 현실을 보란 말이야. 자기는 희망이 있어. 자기는 아침 일찍 일어나기도 하고. 담배도 끊어야 하고. 뭐도 하고 하는데. 자기 현실을 보니까 담배도 못 끊고 일찍 일어나는 것도 잘 안 되고. 이게 자기 현실이란 말야.
그러면 늘 이렇게 자기 이상을 높여 놓고 자기 현실을 볼 때는 현실에 있는 자기가 불만이야. 그럼 자학이 생기는 거야. 나를 내가 미워해. 나에 대해서 실망하고.
그러니까 이때, 이 현실을 이상에 맞게 끌어올려야 되느냐. 그게 아니야. 그니까 이 이상을 버려야 해. 그러면 자기가 자기를 미워할 이유가 없잖아. 그러니까 이 자기를 이상에 맞게 끌어올리려면 엄청나게 힘이 들고 자기가 여러 번 경험했지만 자기가 그걸 못 하잖아. 그럼 자학을 해야 돼. 그래서 자기가 자꾸 초라해져.
그러니 이 생각을 버려 버리면 어떠니? 자기 그래도 괜찮잖아? 키도 그만하면 됐고 인물도 그만하면 됐고. 괜찮은 남자야. 음악도 좋아하고. 그러니까 자기 현실을, 지금 있는 현실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야 해. 자기는 늘 생각을 높여 놓고 그걸 억지로 끌고 갈라니까 지금 자기가 자기한테 지쳐 있다는 거야.
그러니까 대학도 마찬가지야. 또 이상을 정해 놓고 가다가 연말에 떨어지면 어떻게 될까? 또 좌절할 거 아냐. 그러니까 그렇게 억지로 끌고 가는 방법이 있는데 억지로 끌고 가는 건 열에 아홉은 즉 90%는 실패할 확률이 높아. 자기만 그런 게 아니라 여기 있는 사람 다 그래. 작심삼일이야. 그러니까 억지로 그렇게 피곤하게 인생을 살 필요가 없다.
이 얘기 들으면 스님 그러면 노력하지 말라는 얘기냐. 그게 아니라. 지금 자기 상태가 어떠냐. 그게 지나쳐서. 자학 증세가 있단 말야. 그리고 자기를 자꾸 왜소하게 만든단 말이야. 그거는 자기 인생에 아무 도움이 안 돼. 지금 그대로도 괜찮아. 설령 대학을 안 간다 해도 자기 괜찮은 거야.
그럼 아무것도 안 하고 생긴 대로 살라는 거냐. 그 얘기가 아니라 그 노력이 가능한 수준에서 해야 한다는 거야. 그러니까 공연히 욕심을 많이만 정해 놓고 맨날 못 하면 맨날 자기를 문제 삼잖아. 괜찮은 자기를 자기 스스로가 맨날 미워해야 한다는 거야. 그러니까 그것은 자기한테 손실이다. 그래서 다시 한 번 물어 보지만 음대를 나와야 꼭 음악을 할 수 있나?
그렇지는 않습니다.
그렇지. 그럼 지금 다니는 학과에서 다니면서 음악을 해도 되잖아.
예.
그런데 굳이 1년까지 다녀 놓고 또 새로 입학 시험을 치면 올해 1년 또 지나잖아.
예, 올해 인제. 내년에 합격하면
그럼 내년에 될 거 아냐. 그것도 또 불확실하잖아.
네.
근데 벌써 1년 다녔는데다가 원래 등록해서 다니면 2년 되고 내년 되면 벌써 3년 될 거고 금방 졸업하게 되는데. 그러면 만약에 그 다니던 학교는 적절하게 하고 시간 나는 대로 음악 연습하면 되지. 굳이 그렇게 새로 스물 다섯 살에 학원에 가 재수해 갈 필요가 있나?
그래도 뭐 60살 돼서 대학 졸업한 사람 있어요 없어요? 있으니까 괜찮아. 스물 다섯은 그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야. 그러니 첫째는 자기가 꼭 음대를 가야 되겠다 이렇게 생각한다면 꼭 어느 대학에 가는 게 중요하나 음악과만 가면 되나?
네 맞습니다.
그래서 떨어질 계획을 세우지 말라는 거야. 무슨 말인지 아시겠어요? 그래서 자기를 먼저 사랑해야 해. 자기 만약에 이렇게 다시 재수해서 열심히 연습하다가 9월 달에 아빠가 병원에 갔더니 암이다. 그러면 학교 다닐까 관둘까?
관둘 것 같습니다.
그런 인생은 살면 안 돼. 그러니까 내일 숨 넘어갈 때까지 오늘 공부하다가 죽어야 해. 그걸 가기로 했으면. 그러니까 이렇게 인생이라는 걸, 자기는 아니라지만 자기 욕심 때문에 자기가 자기를 왜소하게 만든다 이 말이야. 알았죠?
네.
그러니까 좀 내려놔. 이래야 한다 이래야 한다 이런 생각 너무 하지 말라 이 말이야. 그래서 먼저 마음을 자기를 긍정하고 자기 마음을 가지고 어느 정도 현실 가능한 목표를 가지고 항상 목표를 초과 달성할 수 있도록 살면 자기에게 긍정적이 된다. 과대한 목표를 세워 놓고 맨날 미달해 가지고 자학을 하지 말고. 어떻게 생각해?
네 알겠습니다. 스님 짧게 하나만 여쭤 보고 싶은 게 있어서...
응.
자기 자신을 사랑한다는 말을 되게 많이 하잖습니까. 그게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인지...
자기 자신을 사랑한다는 것은 자기를 학대하지 않는 거지. 아까 나는 제대로 약속도 못 지키고 나는 결심도 실현 못 하고 나는 문제가 있고 나는 문제가 있고 하면 그건 자기를 괴롭히는 일이지. 자기에 대해 긍정적인 게 자기를 사랑하는 거야. 자기에 대해 긍정적인 거. 자기 얘기를 들어 보면 자기에 대해 긍정적이지 않잖아. 그건 자기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얘기야.
근데 사람이란 게 그러잖아. 자기 한계를 좀 극복하고 싶... 한계를 알고 한계에 맞게 사는 것도 필요한데 때로는 한계를 극복하고 싶기도 하나 안 하나?
그게 문제입니다. 항상...
싶겠지?
예.
그러려면 어떤 걸 정해놓고 그걸 지속적으로 해야 해. 자기 지금 몇 시에 일어나는데? 보통, 현실이.
지금은 야간 일을 하고 있어서...
어쨌든 현실이.
그 생각 같아서는...
아니 아니, 지금 일어나는 시간이 몇 시냐고.
일어나는 시간은...
그걸 생각해야 해. 자기 오늘 몇 시에 일어났는데.
9시쯤 일어나서 한두 시에 일어나려고 하는데 세 시.
그럼 열 시 열한 시 열두 시 한 시. 네 시간 자고 직장 다니면서 공부하겠다. 그건 현실적으로 안 되잖아. 불가능한 목표를 자기가 세우잖아. 그러면 한 시에 일어날지 몰라도 자기 건강을 해치게 돼. 그러면 직장도 포기해야 하고 학교 수업도 포기해야 해. 그건 욕심이야.
그런데 우리가 수행을 할 때는 안 자는 것도 목표로 세워놓고 수행을 하기도 해. 그럼 무슨 각오를 해야 한다? 죽을 각오를 해야 해. 그래서 자기가 한 시에 목표를 세웠다면 아홉 시 열 시 열한 시 열두 시 한 시 두 시. 다섯 시간은 잔다. 스님은 그거보다 적게 자. 그렇지만 다섯 시간 잔다, 두 시에 일어난다고 목표를 세워.
한 시에 세우고 네 시에 일어나니까 자학이 되잖아. 그러니까 양보를 해서 두 시나 세 시에 목표를 세우란 말야. 무슨 말인지 알겠어? 대신에 한 번 약속을 정했으면 죽었다 깨나도 어떻게 한다? 두 시에 일어난다. 이렇게 정해야 돼. 그래서 그것을 극복한 경험을 자기가 가져야 해. 그래야 자신감이 생겨.
만약에 여기서 아침에 일어나 108배를 하기로 했다, 하면 두 시에 자도 다섯 시에 일어나고 세 시에 자도 다섯 시에 일어나고. 무슨 말인지 알겠어? 앞에 내가 몇 시에 잤다 이런 건 따질 필요가 없어. 그건 네 사정이고 나는 일어나기를 몇 시에 일어나기로 했다? 다섯 시에 했으면 무조건 다섯 시에 일어나야 해.
그러니까 아침에 일어나서 108배를 하기로 했다. 그냥 다리가 아픈 날도 108배를 하고 아픈 날도 하고. 일단은 약을 먹고라도 하고. 하고 나서 다시 자는 한이 있더라도 하고 자고. 그러니까 세 시에 잤으니까 다섯 시에 일어나지 말고 일곱 시에 일어나서 해도 안 되나 이런 생각을 굴리면 업에 못 이겨. 습관에 못 이겨.
일단 다섯 시에 일어나기로 했으면 네 시에 자도... 안 자든지, 무슨 말인지 아시겠어요? 안 자고 먼저 기도를 하고 자든지 안 그러면 한 시간만 자고 일어나서 다시 자더라도 정해진 걸 딱 하는, 이런 딱 하나라도 확실하게 하는, 이런 식으로 하면 몸이 아프거나 죽을 것 같아. 그래도 계속 까짓거 죽으면 죽지. 이렇게 해야 카르마를 극복을 해. 업식을 극복할 수 있어. 자기는 근데 그런 식으로는 안 하잖아.
그래서 담배를 안 피우기로 했다면 그냥 병원에 실려가도 안 피워야 해. 체중이 불어도 안 피우고. 안 피우다 죽는다 캐도 안 피우고. 이렇게 딱 끊어 줘야 그걸 극복할 수 있어. 그렇게 하든지 안 그러면 어떠니? 그냥 놔 두든지. 그러니까 안 피운다 해놓고 또 피우고 안 피운다 해놓고 또 피우고 그러면 그런 자기를 자기가 자학하게 되는 거야. 알아들었어요?
네. 잘 알아들었습니다.
어느 쪽으로 할래. 그러면 어느 걸로 한 번 해볼래? 다른 건 다 생긴 대로 하고. 너무 목표를 많이 정하지 말고. 지금 담배를 정할래, 두 시에 일어나는 걸 정할래? 오늘 스님하고 약속을 딱 해버려. 담배 하나를 정하지? 담배는 쉽잖아. 안 피우기만 하면 되는데 뭘. 그지? 담배 안 피우면 돈도 안 들고, 옆에 사람도 좋아하고. 그지?
그걸로 한 번 해보겠습니다.
그래. 그걸 내일부터 이러면 안 돼. 지금부터 안 피워야 해. 호주머니에 담배 들었지?
(일동 웃음)
그거부터 꺼내서 이리 줘.
자. 이렇게 해서 이게 인생의 연습이야. 오늘부터 안 피워. 지금부터 안 피우는 거야. 그럼 어떻게 끊느냐 이런 건 묻지 마. 그냥 안 피우면 돼. 어떻게 한다구요? 안 피우면 돼. 그럼 죽을 것 같은데요? 그래도 안 피워야 해. 친구가 피우라는데요? 그래도 안 피워야 해. 술 먹으면 피우고 싶은데요? 그래도 안 피워야 해. 안 피우기만 하면 돼.
그러면 이 카르마가 소멸되려면 적어도 백 일 정도 안 피우면 그 욕구에, 갈등은 좀 없어져. 무슨 말인지 아시겠어요? 그래도 또 돌아갈 수가 있어. 그래서 3년은 딱 끊어야 나중에 한 대 피워도 그게 되돌아 안 가. 무슨 말인지 아시겠어요?
네.
그러니까 이건 담배가 좋고 나빠서가 아니라 내가 나를 이기는 하나의 대상을 담배로 딱 정해서 한 번 해보는 거야. 알았지?
네, 한 번 이겨 보겠습니다.
고거 되면 뭐, 공부해도 돼. 근데 만약에 내일 모레 한 3일 도저히 못 견디겠다 담배를 폈다 이러면 뭐 해라? 재수 빨리 포기하고 학교 가. 넌 해봐야 안 돼. 그 수준 갖고는. 알았지?
네,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태그 : 법륜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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